범의 다이어리
어렸을 땐 몰랐다 본문
어렸을 땐 몰랐다
나이가 들수록 외로워진다는 걸
내가 그렇게 철이 없었다는 걸
내가 그렇게 잘못 살고 있었다는 걸
20대의 마지막에 있는 지금 돌아보면
20대 초반 그 빛나던 시간의 내 모습이
빛났다고 생각했던 내 모습이
마냥 그렇게 빛나던 건 아니었구나
지금 돌이켜보면 너무나도 잘못한 일들이 많구나
특히 사람과의 관계에 관한 것들...
놓쳐버린 사람들, 놓아버린 사람들
뒤에서 욕했던 사람들...
공부도, 연애도, 해야 할 일들도
그 무엇도 열심히 하지 않았던 내 모습
그 결과가 그대로 자라 나타난 지금의 나
고독 속에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로
모든 것을 잃어가고 있는 것만 같은 나
어린 시절 나는 항상 하루빨리 30이 되고 싶었다
30이 되면 그냥 모든 것이 다 준비되어 있을 것만 같았다
직장도 가족도 애인도 친구도...
현실은 그와는 정 반대의 모습으로 흘러가고 있다
어렸을 땐 몰랐다
현실이 이처럼 현실 그 자체라는 것을
이제 나는 어리지 않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