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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의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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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리

변화

범냥이 2020. 10. 21. 02:02

나는 낯선 곳에서 쉽게 잠들지 못하는 사람이었다는 걸 문득 깨달았다
이사한 첫 날이라든지 교육대에서의 첫 날이라든지 시골집에 간 날이라든지
어디든 익숙지 않은 곳에서는 쉽게 잠들지 못했던 것 같다
일찍 잠들더라도 일찍 깨거나 중간에 깨버린다

20대 초반까지만 해도 잠이 참 많았는데
자도 자도 끝이 없구나 싶을 정도로 잠이 많았다
배도 고프고 화장실도 가고 하면서 깨고 나면
그때부터 시간이 아까워 이것저것 하곤 했다
언제 어디서든 너무 덥거나 춥지만 않으면 잘 잤다

그랬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살짝 수면시간도 줄어들었다
그래봤자 별 일 없으면 9시간 정도는 자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인 걸까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는 말이 있다
이제는 이전과 같지 않구나...싶은 게 확실히 느껴진다
먹는 것도 입는 것도 생각하는 것도 취미까지도
그 자극적이고 매력적이었던 것들이
이제는 모두 평범한 것들로만 느껴진다
언제부터인가 먹고 싶은 게 떠오르질 않는다

이별의 괴로움으로 새로운 사랑을 갈망하던 때도 다 지났다
이제는 사랑도 음식처럼 그리 갈망하지 않게 됐다
아무도 안 만나겠다는 뜻이 아니라
적당한 사람과의 기회가 생기면 그냥 그렇게 만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나 스스로도 점점 무미건조해지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된다
한때는 나도 모든 것에 열정적이고
운명 같은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믿는 순진하고 귀여운 사람이었는데
어느덧 마음도 나이들었다는 게 느껴져 조금 슬프다

10년, 20년 후의 나는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지금보다는 열정적인 사람이었으면

병원에서 잠은 안 오고
이런저런 생각만 드는 새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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