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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의 다이어리
나는 사람들이 산책을 하는 이유를 몰랐다 그냥 걷기만 하는 건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그걸 오늘에서야 알게 됐다 가끔은 머리를 비우고 걷고 싶은 때도 있는 거라고 아무리 공부를 하려고 또 하려고 노력해도 집중 시간이 10분을 넘기질 못했다 알 수 없는 괴로움으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인터넷을 봐도, 유튜브를 봐도 그 어떤 것도 재미있지 않고 그 좋아하던 게임조차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도저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일어나서 밖에 나갔다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걸으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아파트 단지 안을 한 바퀴 돌겠다는 목표로 나섰다 이사 온 지 9개월 만에 처음으로 가장 바깥에서부터 안쪽까지 단지를 다 돌아봤다 중간에 놀이터 그네도 타봤지만 이미 너무 나이가 들어서인지..
공부도 안 되고 마음은 싱숭생숭해서 컴퓨터 파일을 이것저것 뒤적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본 네이트온 설치 파일 지금이야 카카오톡이 메신저 시장을 완전히 잡아먹었지만 그 전에는 네이트온의 시대였다 네이트온이 발빠르게 스마트폰 메신저 시장에 뛰어들었더라면 아마 지금 카카오톡의 자리는 여전히 네이트온이 차지하고 있지 않았을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런 추억의 매개체는 여러 감정을 떠올리게 한다 제일 많이 드는 감정은 후회와 미련 그때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가장 많이 들고 그때 왜 그렇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그 다음으로 많이 든다 그렇게 떠나보낸 인연들이 너무나도 많은 것 같다 원래 이렇게 끊어질 인연이었을까 아니면 내가 이렇게 만들어버린 것일까 과거에 가정을 하는 건 의미없는 일이지만 그런 가정을 해봐..
외롭다는 생각이 많았다. 누군가 옆에 있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 날이 참 많았다. 외로움으로 몸부림치고 미칠 것 같은 날들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외로움도 익숙해지고 점점 외롭다는 생각도 들지 않게 됐다 혼자 있는 게 익숙하고 하루종일 누구와도 얘기하지 않는 일상이 당연해진다 그런 것들이 아무렇지 않게 느껴지다 못해 아무렇지 않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게 된다 나는 지금 멈춰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뒤쳐지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아무것도 이루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욕도 잃어가고 점점 상황은 나쁘게만 흘러가고 있는 것 같다 하고 싶지 않은 것을 꾸준히 한다는 게 이렇게 어렵고 괴롭고 미칠 것 같은 거구나 매일매일 스트레스만 받아가며 그걸 감내하기에도 벅차다. 끝없는 스트레스에 지쳐간다 아무것도 하지..
마음이 허전하고 갈 곳을 잃었을 때 나는 항상 다이어리에 의존했었다 매일 찾아와서 뭐라도 남기면서 진정하고 싶었다 그리고 다시 안정이 찾아오면 한동안 잊고 살다가 이렇게 가끔씩 찾아온다 내 안에 남아 있던 감정들이 많이 사라졌기 때문에 감성적으로 남길 말들이 없어서인 것 같다 어느덧 나이가 들어간다 나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단 말인가 마음만은 20대 초반이라는 생각도 이제 마음 한구석이 찔려 더 이상 안 하게 됐다 불안하다 매일이 불안하다 미래가 확실하면 얼마나 좋을까 확실한 미래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내가 정말 재밌게 본 영화 중 하나인 그래비티 2013년에 영화관 3D관람을 했던 걸로 기억한다. 그때의 충격은... 뭐라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엄청났다. 허접한 3D가 아니라 정말 대단하다 싶을 정도였다 거기에 높은 완성도까지 더해져 감동 그 자체. 다시 한 번 그 느낌을 가져보고 싶어서 적청 3D 안경을 인터넷으로 구매했다. 하지만 역시 영화관에서 보는 거랑 비교할 수가 없다... 빨, 파로 뒤덮인 시야에 눈이 아프다. 3D는 3D이나 영화관에서 보는 것처럼 눈 앞까지 생생한 입체적인 3D는 아니고 모니터 안에서 아주 살짝 원근감 정도만 표현되는 수준이다. 그에 비해 눈은 너무 피로해서 3D로 보는 보람이 없어 후회 중.. 요즘 우한폐렴(코로나바이러스)이 유행이다. 저번 주 목요일에 아버지..
갑자기 대학시절 쓰던 커뮤니티인 싸이월드 클럽에 들어가 봤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사진들을 쭉 보며 괜스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아무 걱정도 없이 그저 매일매일이 즐거웠던 날들 술과 친구와 게임과 여행으로 가득했던 날들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욕심이 자꾸만 생긴다 그때로 돌아갔으면 더 잘 해냈을 텐데 하는 생각이... 그래서 슬프다 너무 그립고 아련해서 슬프다 지금의 나는 뭘 하고 있는 걸까
3주 만에 다이어리를 다시 쓴다 요즘은 그냥 무념무상으로 특별한 일이 없다 다만 자주 게을러지는 내 모습이 걱정된다 이래서는 안 된다고 매일 나를 타이르지만 참 습관을 바꾸는 게 쉽지가 않다 열심히 해야지 열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