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의 다이어리
편도수술 D+11 본문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아침에 눈을 뜨는데 이제까지와는 다른 불쾌한 느낌
속이 불편하고 이상한 맛이 나는 느낌
설마 해서 거울로 입 안을 보니 그 설마가 맞았다
출혈이 시작됐다
불쾌한 느낌은 피를 계속 삼키고 있었던 것 때문이었다
당황했지만 일단 가장 먼저 생각난 건
얼음물로 입을 계속 헹구어 피를 멈추는 것
처음엔 뱉을수록 붉은 물이 계속 쏟아져 나왔지만
계속 반복하여 10분쯤 지났을 땐 끝물에만 붉은 기가 섞여서 나왔다
하지만 그것도 완전히 멈추지는 않았다
피가 적당히 줄었다 싶을 때 입 안을 핸드폰으로 찍고
담당선생님께 카톡을 드렸지만 하필이면 오늘 쉬는 날이라 답이 없으셨다
그래서 병원에 전화해서 문의했다
오늘이 일요일이 아니라 토요일이라 정말 다행이다
피가 좀 많이 났으면 내원하는 게 맞다고 하여 부랴부랴 준비해서 갔다
오늘 진료하시는 선생님이 상태를 보시더니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 입 안에 굳은 혈종을 제거하고
수술실로 이동해 출혈이 일어나고 있는 부분에 추가적인 시술이 들어갔다
시술시간은 약 10분
이제 10분 정도 경과를 보며 출혈이 계속 있는지 여부를 보자고 하셨다
살짝 피맛이 다시 나길래 확인해본 결과 추가적인 출혈이 있는 것은 아니고
입 안에 고여 있던 피가 흘러서 그런 것이니 귀가해도 좋다고 하셨다
다만 오늘은 식사를 죽으로 하라고...
지긋지긋한 죽을 또 먹어야 해서 참 상심이 크지만
어쩔 수 있나 잘 회복하지 못한 내 잘못이지
내일부터는 물에 말아서 먹어도 괜찮다고 하지만
괜히 불안해서 내일까지 계속 흰죽을 먹어야겠다
월요일부터는 외부에서 식사를 하게 되니 물에 말아먹든가 해야겠고...
괴롭다 이렇게 회복이 더디다니
'편도수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편도수술 D-1~D+17까지의 후기(출혈 2회, 편도수술 비용, 통증) (0) | 2020.11.07 |
---|---|
편도수술D+12~15 (0) | 2020.11.04 |
편도수술 D+2~10 (0) | 2020.10.30 |
편도절제술 퇴원 1일차 (0) | 2020.10.22 |
편도수술 당일 (0) | 2020.10.20 |